엔고의 영향으로 일본 기업의 실적 악화가 가속되는 와중에, 가장 눈에 띄는 실적 악화를 보여주는 건 한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꿈이요 희망이요 소금이었던 손희입니다.

그리고 이번 달, 일본의 동양경제 사이트에 소니에 대한 특집기사가 실렸는데...
제목은 이런 것들입니다

1) 벼랑 끝에서 꼼짝달짝 못하는 소니

2) 현역사원 & OB 좌담회 : 연구자가 사내에서 영업활동, 안목이 없는 경영층

제목만 봐도 '우와, 재밌겠다!'란 탄성이 절로 나오죠? 실제로 재밌습니다. 그리고 2)번 같은 경우는 익명의 현직, 전직 소니 사원들이 신랄하게 까대는 맛이 보통이 아닙니다. 여기서 나온 얘기 중 인상적인 것들을 설렁설렁 대충 번역해서 나열해 보면...

"... 연구소 사원들이 비참하다. 경영층에게서 연구부문도 이익을 내라는 압박을 받아 '이 연구성과를 사업화해 주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사업부문에 연구자가 영업활동을 하러 가고 있다! 하지만 사업부문은 코앞의 비지니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제대로 얘기도 들어주지 않는다...."

"이익만 앞세운다는 건 밖에서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이번에 옮겨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도 소니 엔지니어와 상담할 기회가 많은데, 요즘은 입만 열었다 하면 '그 소프트웨어로 얼마나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을까요?'란 얘기만 한다. 도리어 파나소닉의 엔지니어들이 신기술에 선행투자해서 제품의 부가 가치를 높이는 쪽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솔직히 희망을 느끼긴 어렵다. 츄우바치 사장을 필두로, 경영층이 말하는 건 위기상황의 분석뿐이다. 분석뿐이라면 사외 컨설턴트도 할 수 있다. (경영층) 톱이 보여줘야 하는 건 위기를 뛰어넘은 뒤에 소니가 대체 어떤 기업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부가가치를 낳으라고 위에서 압박을 받고 쫓기는 사원 입장에선 거꾸로 [회장님, 사장님, 당신이 소니에 가져올 부가가치는 어떤 거죠?]라고 묻고 싶을 지경이다"

"어떤 것이 기술이나 제품으로써 꽃피울 수 있을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안목이 경영층에게 없다. 소프트웨어 산업 출신의 스트링거 회장이나 기록 미디어 연구소 출신의 츄우바치 사장에게 컨슈머제품의 완성도를 판단하기란 무리였던가 보다."

"내가 그만둘 무렵엔 위에서 '지금의 de facto standard(사실상 표준)은 아이팟이다. 어째서 애플에 머리를 숙이고 iTunes를 쓰게 해 달라고 하지 않는 거냐'라고 말하게 됐다."

사원 A : "파나소닉의 제품을 분해해 보면, 현재 상태로서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놀랄 정도로 저비용으로 범용 부품을 써서 소니 이상의 성능과 품질을 실현하고 있다."
OB B : "과거 2회의 구조조정으로 퇴직금 + 연수 3년분의 퇴직금을 손에 쥐고 떠난 사람들이 새로 취직한 국내외 경쟁 메이커에 소니의 노하우를 이전시켰다."
사원 B " 이번 구조조정이 끝나면 우수한 인재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뭐, 대충 이런 식의 얘기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안구에 습기차는 수준을 넘어 눈물이 고이려 할 정도죠.
사실, 어쩐지, 완전히 남의 일 같지도 않고 말이죠, 젠장맞을...!

2009/02/23 19:25 2009/02/23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