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우리나라 기자들은 아이폰의 온갖 시시콜콜한 결점을 다 들춰내는 데 주력했다.
아이튠 인증 과정은 영어로 되어 있네? 배터리 교환도 안 되네? 화상 통화도 안 되네? AS 받을 땐 무조건 리퍼비쉬로만 교환된다며?

영어 타이틀을 번역도 하지 않은 채 개봉하는 외화도 용서해 주고, 배터리 교환도 안 되는 국산 MP3나 PMP도 용서해 주고, 화상 통화 안 되는 휴대폰도 용서해 주고, AS 받을 때 부품 하나에 몇십만원이나 받아 처 먹던 대기업 AS 센터도 용서해 주던 분들이 왜들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기자들은 여전히 흠집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젠 일부 파워 블로거도 가세하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 -> http://itviewpoint.com/152635

비키니 사진을 예시로 했지만, 저 앱은 단순한 몰핑 소프트웨어에 불과하다. 그걸 가지고 국가의 존재 의미와 사회적 책임까지 들먹이며 호들갑을 떠는 것 자체가 대략 난감..... 아니, 솔직히 웃길 따름이다.
국내 휴대폰에선 앱스토어에 올라온 화보집보다 노출 수위가 높은 비키니 사진집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야설에 가까운 로맨스 소설을 뻔뻔하게 서비스하는 CP도 있다. 만일 저 논리대로라면, 이미 오래 전에 대한민국 정부는 그 존재 의미를 상실한 셈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기자들은 이렇게 열심히 애플 아이폰을 까는 걸까?

그 이유는 딱 두 가지다.

하나, 애플이 광고를 안 주니까.
둘, 애플이 접대를 안 해 주니까.

IT 바닥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옆에서 슬금슬금 관찰한 결과, 기자들의 업무는 주로 이렇게 요약된다. 1) 접대를 받고 2) 보도자료를 받아 3) 그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기사로 싣는 것, 그뿐이다. 신기술에 대한 연구? 시장에 관한 고찰? 그런 걸 할 시간이 어디 있나. 접대받기 바쁜데.
돈 많이 내는 광고주 기사는 조금 윤색을 해서 1면에 보기 좋게 배치한다. 하지만 별 돈이 안 되는 회사 기사는 보도자료에 오타가 있거나 말거나, 확인해 보지도 않고 싣는다. 아예 광고 하나 싣지 않는 회사라면? 캐무시하는 거지, 뭐.

문제는 이거다. 애플 아이폰을 캐무시할래야 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애플에선 광고도 안 주고, 기자들 접대도 안 해 주고, 보도자료는 본사 자료를 그대로 번역해서 넘겨줄 뿐이다. 기자들 입장에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광고 하나 싣지 않는 놈들이 감히 날 뭘로 보고! 내가 2MB 같은 글로벌 호구인 줄 아냐? 앞으로 잘근잘근 씹어줄 테다!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기자들은 열심히 애플과 아이폰을 씹어대는 것이다. 대형 광고주의 기사에 기름칠을 하는 일마저 미뤄가며, 숙취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풀회전으로 굴리며, 디씨 악플러가 쏟아내는 생각없는 악플과 비견할만한 기사를 쏟아낸다. 다만 대형 물주인 KT의 눈치를 보며, 그 수위를 조금씩 조절할 뿐이다.

저런 꼴을 볼 때마다,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디씨 악플러도 나이 먹고 철 들면 은퇴하던데...... 저런 기자들은 언제나 없어지려나? 하긴 뭐, 조갑제도 여전히 살아 있잖은가, 젠장!
2010/01/02 13:21 2010/01/02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