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지금은 네이버에 밀리고 있지만 한때는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거대 인터넷 기업, 다음.
RSS넷으로 사람들에게 욕을 질펀하게 처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함께 감쇄되는 인간 기억력의 한계에 힘입어 가까스로 악덕기업의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데 성공한 기업, 다음.

지난 1월 5일에는 애플과 함께 웹 표준을 지키는 홈페이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얼마 뒤에는 탑페이지를 Web 2.0을 준수하는 페이지로 제작했다고 떠벌였다. 탑페이지라...

그 자랑스런 탑페이지를 맥의 사파리에서 열어본 꼬라지는 아래와 같다.



메뉴에 있어야 할 이미지들이 아래로 눈물처럼 떨어지는 이 꼬라지를 보고 있노라면, 가관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 화면을 보고, 아마도 담당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는 표준을 잘 지켜서 만들었노라고, 그런즉슨 애플 사파리가 문제일 것이라고.

좋다. KHTML 쓰는 사파리가 변태같은 놈이라고 치자. 그럼 도대체 오페라에선 왜 이렇게 깨져 보이는 거냐?



이외에도 레이아웃이 깨지거나 무너지는 경우, 중요한 텍스트가 아예 보이지 않는 경우 등, 다음 웹사이트엔 많은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1시간만 웹서핑을 하면 다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 중에선 정말 고치기 힘든 문제도 있겠지만, 어지간한 것은 비교적 간단한 태그 수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짧으면 1주일, 길어야 한 달이면 왠만한 건 다 고친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건 다 내버려 두고 앞으로의 표준이 어쩌고 저쩌고 Web 2.0과 Ajax가 이러쿵저러쿵 공허한 헛소리만 떠벌이고 있으면, 듣는 사람 입장에선 미치고 환장해서 폴짝 뛰고 싶어질 지경이다. 차라리 조용히나 있으면 예쁘기나 하지, 요즘 주가가 떨어져서 주가 관리 하려는 거야, 뭐야? 분통이 터진다.

블로그 계에는 다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고 다음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정말 회사를 생각한다면, 먼 미래의 일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당신들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라. 젠장, 당장 조금만 손 보면 되는 것도 안 하면서 미래는 무슨 얼어 처먹을 미래..... 지랄하네.

난 다음 RSS 넷을 기억하고, 온라인 우표제도 기억하고, 그밖에 많은 걸 기억하고 있다. 다음이 앞으로 기억할만한 것이 있는 기업이 될 지, 아니면 그나마 기억할 것조차 없는 기업이 될 지, 그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만 살아서 떠벌이느냐 아니면 실제로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2006/02/23 23:19 2006/02/23 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