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문학 권력을 보면서

잡담 | 2005/11/07 23:47 | djhan
가끔 가다 보면, 만화책의 '품격'을 따지며 평론가 행세를 하는 못난 것들이 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천박하거나 말거나 만화는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 빌어먹을 품격이 넘쳐 흐르는 걸 보고 싶거든 칸느 영화제 수상작이라도 찾아 봐라!

마찬가지로, SF나 추리소설이나 무협지나 판타지 같은 장르 문학에서 '격'을 운운하며 평론가 행세를 하는 못난 것들도 가끔 눈에 띈다. 이 역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렇게 격이 다른 글을 읽고 싶다면 순수 문학을 읽을 것이지 왜 장르 문학을 읽는 거야? 병신 같은 놈들!

그런데, 불행히도 대한민국의 순수 문학 역시 품격이라곤 쥐뿔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순수 문학계는 오로지 권위에만 집착하는 한 줌도 되지 않는 문필가들의 밥벌이를 위한 놀이판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아래의 뉴스는 그 사실을 증명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동인문학상 수상작 “인터넷서 본 글이나 표절은 아니다?”

당사자들이 뭐라고 말하건, 제 3자의 냉정한 눈으로 평가하자면 정치가들의 '자기편 감싸기'에 맞먹는 후안무치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글쎄, 우리나라 문학계를 대표하는 지성들이 '구성방식과 복잡성의 정도가 다르다면 두 작품은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둥의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는 꼴을 보면, 대한민국 어디에도 품격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이 저질스런 표절 소동의 끄트머리에서 들려온 소식은 해당 소설가가 대가리 박고 반성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아니었다. 사건의 피해자인 시골의사 블로그가 문을 닫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식이었다. 빌어먹을...! 내게는 동인문학상을 탄 소설 나부랭이 따위보다 시골의사 블로그가 훨씬 더 가치있고 품격있는 장소였다. 어떻게 책임질 거냐? 너희들에겐 존재하지도 않는 품격이나 따져대는 품위없는 돌대가리들아!
2005/11/07 23:47 2005/11/07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