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드로이드 용으로 유명한 다이스 플레이어가 유료 앱에서 갑자기 무료로 전환되는 일이 있었다. 이미 유료 버전을 구매했던 사용자들 중에선 예고 없는 무료화에 반발하기도 했다. 개발자 자신은 구글에서 개발자 계정이 블록되고 매출 손실까지 일어나 어쩔 수 없이 새로 계정을 만들며 무료화했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구글의 스토어 관리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오늘날에는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맥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많은 동영상 플레이어들이 범람하고 있다. MX Player, AVPlayer, Mplayer X, 곰플레이어, 다음 팟플레이어, 무비스트 등등..... 그런데 이러한 동영상 플레이어의 적절한 가격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그걸 알려면 먼저 원가를 조사해야 한다. 동영상 플레이어의 원가는 플레이어에 내장된 비디오/오디오 코덱의 로열티 총합이 될 것이다. 일단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지원하는 굵직굵직한 비디오/오디오 코덱의 로열티를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MPEG-LA
- 로열티 정보 : 링크
mpeg-4 visual : $0.25
H.264              : $0.20 (10만대까지는 무료)
MPEG-2          : $2.50

2) Thomson
- 로열티 정보 : 링크 
MP3 License : $0.75

3) Sisvel
Mpeg Audio Software License : 불명 ($0.30)
* Hardware license 의 경우 모노 재생시 $0.30 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함

4) Microsoft
- 로열티 정보 : 링크
WMA : $0.10
WMV : $0.10
* 계약시 1만 달러 선급금 지급 필요

5) VIA Licensing
로열티 정보 : 링크
AAC : $0.98 (판매대수에 따라 하락)

6) Dolby
Dolby digital (AC3) 채널당 약 1$. 스테레오일 때 $1.00~$2.00

7) DTS
DTS  채널당 약 1$. 스테레오일 때 $1.00~$2.00

8) RealMedia
RealMedia 자체 라이브러리 이용시 $0.50

물론 몇 가지 변수는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H.264는 10만대까지는 공짜로 쓸 수 있다. MP3 로열티는 톰슨과 시스벨 등 몇 개 회사가 특허권을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바람에 로열티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혔다. 돌비나 DTS는 업체별로 로열티 협상을 따로 한다(많이 판매하는 업체에겐 할인 혜택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좀 여유 있게 계산하면 로열티 총합은 대략 10달러가 된다. 이외에 다른 원가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가정 하에 애플이나 구글이 매출의 30%를 가져가고 개발자도 먹고 살기 위해 매출의 30%는 손에 쥐어야 한다면, 판매가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X(판매가) = 0.3X + 0.3X + $10.00

X = 0.6X + $10.00

0.4X = $10.00

X = $25.00

요컨대 동영상 플레이어는 최소 25달러, 우리 돈으로 27,500원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보다 싸게 팔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위의 회사들에게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싸게싸게 팔면 된다. 특허 침해로 소송을 당할 각오를 하고서.
라이선스 수익만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돌비나 DTS 같은 업체는 라이선스 침해를 그냥 놔 두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기네 코덱을 무단으로 사용해 돈을 벌었다고 하면 득달맞게 달려들어 칼 같이 로열티를 청구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판매가 이상으로 로열티를 뜯길 수 있다.

광고를 붙이고 무료 버전으로 배포하면 어떻겠냐고? 소용 없다. 광고로 돈 버는 것도 돈 버는 거다. 돈벌이를 한 순간부터 지재권자에게 정당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이들에게 로열티를 내지 않으려면 1)상용 코덱을 소프트웨어에 내장시키는 대신 OS나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는 코덱만 사용하거나 2)돈벌이를 포기하고 GPL 등 오픈소스 라이센스(*) 하에서 앱을 공개하고 무료로 뿌려야 한다. 1)번을 선택하면 지원 코덱의 숫자가 치명적일 정도로 줄어드는 걸 감수해야 하고 2)번을 선택하면 빳빳한 현찰 대신 약간의 찬사만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 참고 링크 : GNU GPL 3.0 한글 번역 전문 중 11조 특허 조항 참고 )

다행히 MPEG LA나 Microsoft 등 대부분의 업체는 라이선스 침해에 그리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편은 아니다. 덕분에 지금도 앱스토어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동영상 플레이어가 믿을 수 없으리만치 저렴한 가격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 여러분은 명심하시라. 소프트웨어 내장 코덱을 탑재한 순간부터 로열티를 낼 의무가 생긴다는 걸. 자칫 잘못하면 돈 몇 푼 벌겠다고 시작한 일 때문에 집안 기둥뿌리가 뽑힐 수 있다는 걸. 그대들에게 부디 신의 가호가 있기를! may the force be with you!
2012/10/16 19:07 2012/10/16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