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룡 #8

창작 소설/만화 | 2007/07/31 21:17 | djhan
"너무 잔인해진 게 아닐까?"
무거운 목소리, 무천이었다.
남쪽 창문을 가린 블라인드 틈새로 가느다란 아침 햇살이 스며들었다. 바닥에는 연한 갈색의 마루가 깔렸다. 쓸데없는 장식이나 가구는 찾아볼 수 없는, 크고 넓은 도장(道場)이었다.
도장 한가운데 석상처럼 앉아 있는 사람은 무천, 그를 마주보듯이 한쪽 벽을 등지고 단정하게 정좌한 사람은 증산도주 현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무천 형님께서도, 검룡 형님이 당한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어릴 적, 현진은 검룡을 비롯한 다른 장수들과 형제자매처럼 어울려 지냈다. 무천은 제일 큰형님이었고, 둘째가 검룡이었고, 그 다음이 현진이었고, 넷째는 인랑, 막내는 월영이었다. 그들은 비록 공석에서는 아래위를 엄격히 구분했지만, 사석에서는 서로를 형님이니 아우니 하는 호칭으로 불렀다.
"하지만 이성을 상실하고 잔인한 행동에 심취하면 스스로를 해치고 적을 이롭게 할 뿐이다."
"지나친 걱정입니다."
"그랬으면 좋겠군."
무천은 머리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현진의 옆에 놓여져 있던 소형 영사기에서 한 줄기 빛이 솟아오르며 한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도주님께 아뢸 일이 있습니다."
밭고랑처럼 보이는 주름살이 여기저기 깊이 아로새겨진 홀쭉한 얼굴, 코밑에서 턱밑까지 무성하게 자란 흰 수염, 그러나 가늘게 찢어진 두 눈에선 지혜로운 빛이 번득이는 늙은이. 그는 증산도의 책사(策士), 영지(領智)였다.
"무슨 일입니까?"
"기독교도들이 과천 일대의 교구와 포교권을 걸고 싸움을 청해 왔습니다. 놈들의 장수는 말일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그렌 톰프슨, 그리고 성령교회의 정지우라고 합니다."
"군세는 어느 정도라고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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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1 21:17 2007/07/3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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