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플 알파에 관한 의견

하드웨어 | 2006/01/10 01:09 | djhan
아이리버 전자사전 딕플알파 출시

제품 리뷰와는 별도로, 여기선 기탄없이 딕플 알파(D20)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1) 외관 : 누구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반짝이는 펄레드 케이스는 확실히 멋집니다. 하지만 지문이 너무 잘 묻어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한시간도 되지 않아 손기름이 번질거리는 게 별로 보기 좋지는 않더군요. 눈에 덜 띄더라도 차분한 무광 재질로 바꾸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LCD : 최대의 장점이자 최대의 단점입니다. 480*272의 시원한 컬러 화면은 장점이지만 불행히도 PSP 액정과 마찬가지로 빛의 반사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하는 것과 텍스트를 읽는 건 눈의 피로도가 전혀 다릅니다. 이 액정은 처음엔 시원해서 좋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눈이 피곤해져서 화면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지더군요. 다음 리비젼에선 무반사 코팅된 LCD를 사용했으면 합니다.

3) 고배속 SD 메모리 : 디카의 보급으로 모든 종류의 메모리가 고속화, 고용량화되는 시점에서 고배속 SD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이것 때문에 리뷰 쓰다가 뒤통수를 맞았습니다만... 빠른 조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4) 대기모드 : 얼마간 쓰지 않으면 딕플 알파는 자동으로 액정 화면을 끄고 대기 모드로 들어갑니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키나 누르면 다시 전원이 켜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노트북과 전자 사전은 그렇게 작동하니까요. 헌데 딕플 알파는 어떨 때는 꼭 전원 버튼을 눌러야 하질 않나, 어떨 때는 키보드만 누르면 다시 켜지질 않나,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펌웨어의 문제인지 제가 받은 리뷰용 하드웨어의 문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소프트웨어 : 딕플 매니저 소프트웨어를 집과 회사의 PC에 각각 설치해서 테스트했습니다만 어느 쪽에서도 딕플 알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더군요. 리뷰용 하드웨어 문제일지도 모릅니다만...

6) 계산기 : 다른 사람들은 이 전자사전에서 아쉬운 점으로 동영상 재생 기능을 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학습용 전자사전에 MP3 플레이어, 이북 리더, 게임(!) 등을 방만하게 집어넣는 것이 더더욱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부모라면 제 자식에게 이런 전자사전은 안 사줄 겁니다. 공부하긴커녕 갖고 놀 게 뻔하니까(^^;).
차라리 그보다는 공학용 계산기 기능을 넣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MP3를 재생할 정도의 CPU라면 어지간한 공학용 계산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도 남을 테니까요. 어째서 아이리버의 개발자 분들이 공학용 계산기 기능을 추가할 것을 생각하지 못하셨는지 그저 의아할 따름입니다.

7) 크기와 무게 : 바로 앞에서 말했듯이 방만하게 이런저런 기능을 집어넣다보니 크기도 크고 무겁습니다. 도저히 주머니엔 넣지 못하고 가방에 넣고 다녀야만 하는데, 그 무게가 어지간한 문고본 서적 2권 분량을 넘는 것 같더군요.

결론 : 그래도 좋은 제품이었습니다. 세상에 단점 없는 제품은 없으니까요.
애플은 쓸데없는 건 빼 버린 댓가로 사용자에게 편안한 인터페이스를 주지만, 아이리버는 이것저것 집어넣어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혀 주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딕플 알파는 아이리버의 그런 노선이 뚜렷하게 드러난 제품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것은 오직 하나, 어째서 공학용 계산기가 빠진 거지? 공대생을 무시하는 거야, 뭐야?!
2006/01/10 01:09 2006/01/10 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