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천하무적 야구단]이라는 TV 프로가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천하무적 야구단'이란 야구팀을 결성해 사회인 야구팀과 경기를 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예능 방송이다. 처음 방송 단계에서 천하무적 야구단의 야구 실력은 어설프다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었다. 사회인 야구팀과 붙었다 하면 터무니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엄청난 점수차로 깨지면서 큰 웃음을 주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프로가 대박 히트를 치게 되면서 천하무적 야구단엔 프로 감독과 코치가 합류하게 되었다. 체계적인 훈련이 시작되고, 연습량도 증대했다. 당연히 멤버들의 멤버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확 달라진 천하무적 야구단은 사회인 야구 리그에 뛰어들어 이름난 강자들을 차례로 발라버렸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은 주말에만 짬을 내서 야구를 즐기는 아마추어들이다. 방송 관계자와 연예인들이 작심하고 돈과 시간으로 처발라 덤벼드는데 당해낼 도리가 없다. 터무니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엄청난 점수차로 깨지면서 큰 웃음을 주는 웃음거리로 전락해 버리는 게 고작이다.

그렇게 당하면서도 TV에 얼굴이 나가게 됐으니 가족들한테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기뻐할 수도 있을 것이고, (사회인) 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라며 스스로를 달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다 쓸데없는 자기 만족이며 자기 위안이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오빠와 여동생이 떡을 치는 드라마도 만들어 내는 뻔뻔한 인간들이 사회인 야구의 발전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천만의 말씀! 단물 쪽쪽 빨아먹고, 적당한 때 내버릴 생각만 하고 있겠지!

TV 방송국은 사회인 야구 리그라는 시스템에 무임승차한 악당일 따름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동안 상대하는 사회인 야구팀에 출연료라곤 단 한 푼도 준 적이 없을 거다. 그들이 야구 발전을 위해 만들겠다는 '꿈의 구장'도 실상을 알고 보면... 새치기에, 숟가락 얹기나 다름없다.

->관련기사 : 매립지야구장 '꿈의구장'추진..주민 '부글부글'

둘.

이번에 [무한도전]에서 프로레슬링 특집을 한다기에 꽤 기대를 했는데, 왠 이름 모를 가수가 프로레슬링 지도를 하는 걸 보고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뭐, 3개월 어학연수 받은 사람이 영어 학원 강사로 나서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뒤늦게 한국 프로레슬링 챔피언 윤강철이 '벌칙맨'이란 이상야릇한 포지션으로 등장했다는데, 출연료 면에서나 대우 면에서나 거의 엑스트라급의 대접을 받은 모양이다.  

 -> 관련기사 : 무도 레슬링 논란 윤강철 선수 자술서 공개

만일, 무한도전 PD나 출연자들이 정말로 진지하게 프로레슬링을 할 생각이 있었다면 아마추어를 지도자로 영입하거나 하진 않았으리라. 최소한도 [천하무적 야구단]처럼 프로를 초빙해서 지도를 받는 정성을 보였으리라.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 말 뜻인즉슨, 프로레슬링을 완전히 물로 본 거다. 제대로 된 훈련 한 번 없이 대충 쇼 하듯이 해도 된다고 생각한 거다.

그렇게 프로레슬링이란 스포츠를 가수와 연예인들의 유흥거리로 전락시켜서 갖고 놀고, 장충체육관에서 거하게 쇼 한 판 하고.... 그런 다음엔 볼짱 다 봤으니 입 싹 씻고 내팽개치고, 다른 놀거리를 찾아 나설 것이다. 8, 90년대 WWE 프로레슬링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해 시청률을 끌어올리자는 목적은 훌륭히 달성했으니까.

잘 모르는 시청자들은 그게 뭐 어떻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한도전 덕분에 프로레슬링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으니 잘 된 일 아니냐? 그나마 없었다면 누가 프로레슬링에 눈길이나 던져 주겠냐?

소견머리 짧은 생각이다. 그건 프로레슬링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무한도전에 대한 관심일 뿐이다. 관중들은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에게 열광할 뿐이다. 그들이 프로레슬링을 그만두는 순간, 대중들은 다시 그들을 쫓아 새로운 관심사로 눈을 돌릴 것이다. 그뿐이다.

그리고 방송국은 다시금 뭘 모르는 사람들을 싸구려로 - 또는 공짜로 - 이용해 먹고 자기들의 잇속을 채울 것이다. 시청률을 끌어올린 PD는 두둑한 보너스를 받을 테고, 연예인들에겐 두둑한 출연료가 돌아갈 것이다. 그렇다. 방송국은 결코 정의의 사도가 아니다. 자본주의 생태계의 정점에서 어슬렁거리는 괴물 중 하나일 따름이다. 이용해 먹을 수 있는 건 철저하게 이용해 먹는 괴물. 그리고 거기 엮인 순진한 얼간이들이 TV에 얼굴 한 번 들이미는 댓가로 얻을 수 있는 건, 상처입은 자존심 정도밖에 없다. 귀중한 시간을 뭉텅이로 잃어버리는 건 제외하고서라도.

그나저나 [무한도전]에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이번에 프로레슬링 하느라 몸만 축냈을 거 같은데, 이번엔 머리를 쓰는 걸 해 보는 게 어떻겠나? 그래, 기왕이면 [무한도전, 모바일 앱 개발에 도전하다!]라고 하면서, 고등학교 때 포트란이나 C를 배운 연예인한테서 안드로이드 개발 방법을 지도받아 안드로이드용 [무한도전] 앱을 만드는 거다(낄). IT 개발자들이라면 누구나 배꼽 잡고 떼굴떼굴 구를 수 있는 물건이 나올 거다. 장담한다!

뭐....? 그림이 안 나올 거 같아서 힘들겠다고? 도전 정신이라곤 쥐뿔만치도 없는 게으른 놈들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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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0 11:23 2010/08/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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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영화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멜로드라마와 비슷하다.

멜로드라마에 필요한 건 기승전결이 있고 앞뒤가 꽉꽉 맞아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눈물을 솟구치게 만들고 가슴을 쥐어짜게 만드는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잘 만들어진 액션 영화에 필요한 건 기승전결이 있고 앞뒤가 꽉꽉 맞아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고 심장이 고동치는 속도를 150% 상승시킬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숨쉴틈없이 이어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는 시나리오 자체는 별 볼 일 없다. [크리시] + [코만도] + [테이큰] = [아저씨] 라고 해도 될 정도로 대충 짜집기해서 만든 티가 영롱하다. 이게 스릴러 영화나 서스펜스 영화였다면 진작에 욕을 한바가지 먹고 동해 앞바다에 침몰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액션 영화다. 그까짓 줄거리야 짜집기를 했건 카피를 했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멋진 액션이 연출되기만 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아저씨]는 훌륭한 액션 영화였다.

그동안 주로 찌질한 역만 맡았던 원빈이 과연 얼마나 액션을 잘 소화할지가 걱정이었는데, 예상외로 멋진 먼치킨 액션을 보여줘 감탄했다. 게다가 감독의 액션 연출도 대단했다. 단순히 꺾고 찌르고 베는 것을 떠나, 벤 데 또 베고 찌른 데 또 찌르는, 굉장히 리얼하고 굉장히 시크하면서도 굉장히 통쾌한 액션을 선보였다. 조연들도 엄청났다. 최고 악당 역을 맡은 김희원의 연기는 훌륭하기 그지 없었고, 외국인 킬러 역을 맡은 태국의 타나용은 카리스마 넘치는 포스로 무장하고 있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마지막 10분간을 장식하는 액션 신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국 액션 영화의 고전으로 남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3점. 그러나 액션 영화로서의 가치만 놓고 보면 5점 만점에 4점도 아깝지 않다. 액션 영화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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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01:19 2010/08/15 01:19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하드웨어 | 2010/07/17 14:11 | djhan
아이폰 4의 안테나 문제 때문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이 직접 컨퍼런스에 나와서 해명을 했다.

삼성 휴대폰에서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건희 회장이 직접 컨퍼런스에 나와서 해명을 할까?

아니, 그런 문제를 언급한 신문에 당장 광고를 끊어버리라며 노발대발하겠지. 그리고 다음날 신문엔 "이건희 회장, 사장단에 대노"라는 기사가 한 꼭지 실리고 말겠지.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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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7 14:11 2010/07/17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