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벙이, 재동이, 신판 보물섬 등으로 제 어린 시절에 많은 웃음을 주신 길창덕 선생님.

선생님께선 좋은 곳으로 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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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8 13:51 2010/02/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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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이 모토롤라의 레이저폰처럼 몰락할 거라고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의 숫자는 의외로 적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아이폰과 레이저폰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착각이다. 레이저폰은 디자인 하나만을 무기로 삼았지만, 아이폰은 디자인, OS, UI, 어플리케이션, 콘텐츠, 등등을 총체적으로 결합시킨 것이다.
레이저폰은 매우 전통적인 상품 전략 - 끊임없이 신제품을 출시해 구제품을 밀어내는 - 계획적 진부화 전략의 산물이었다. 겉모양만 살짝 바꾼 후속 제품 또는 파생 제품의 불발은 당연히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참고 링크 : 계획적 진부화에 관한 엔싸이버 백과사전 설명)

그러나 아이폰의 경우는 다르다. 1년 전의 하드웨어도 최신 OS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 올라온 어플리케이션도 거의 대부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최신 컨텐츠도 즐길 수 있다.  한 번 구입한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그로써 애플 제품에 대한 신뢰감과 충성심을 키우는 것이 매킨토시 이래 쭉 지속되어 온 애플의 전략이다.

여기 대해서는 이미 2009년 6월, 일본 PC Watch의 컬럼니스트 혼다 마사이치 씨가 [WWDC 키노트로 생각하게 된 계획적 진부화 시대의 종말]이란 제목의 컬럼에서 지적한 바 있다(당시 WWDC에선 Iphone OS 3.0과 3GS가 발표되었다). 이 역시 보자마자 번역해서 사내에서 공유해 봤는데, 뒤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블로그에서도 공개하고자 한다.
상품 기획, 마케팅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아, 번역 퀄리티에 대해선 부디 딴지 걸지 마시길.


<<WWDC 키노트로 생각하게 된 계획적 진부화 시대의 종말>>

이번 주 들어 가장 큰 화젯거리는 애플이 WWDC 2009의 키노트에서 발표한 일련의 기술 및 제품이었다. 각각의 제품에 관해서는 금후 여러 레포트가 게재될 것이다. 필자 역시 그에 관해 기사를 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련의 발표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품 자체가 아닌, 애플의 장기적인 상품 전략의 대단함이었다. 제품 각각의 우열을 여기서 논할 생각은 없다(당장 시험해 볼 수 있는 제품도 없으니까). 하지만 대량 소비시대의 상식이었던 – 이전에 판매되던 모델을 깎아내리는 “계획적 진부화 전략”과는 정반대로 가는 애플의 수법은, 가전기기 업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계획적 진부화 시대

여기에 휴대전화가 있다.

휴대전화는 반년에 한 번 가량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다. 메이커가 새로 개발한 신기능을 탑재하고 새로운 디자인과 신형 기구를 채택하고, 이통사가 업그레이드한 신 서비스에 대응하는 신제품이 나오면서, 과거의 제품은 순식간에 구닥다리로 전락해 버린다. 즉, 진부화되는 것이다.
짧은 사이클로 모델 변경을 반복하고, 그때마다 서비스와 기능을 업데이트해서 사용자로 하여금 새 걸 사고 싶게 만드는 수법. 필자는 이게 나쁘다고 생각진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진보시키려면 한 발씩 착실하게 앞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런 방법이 제대로 기능하기만 한다면, 메이커와 이통사, 사용자 등 3자 모두에게 골고루 이득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팽창하기만 할 것 같은 수요도 언젠가는 포화상태에 빠진다. 실제로 아는 신문사의 기자가 귀띔해 주길, 2008년 후반부터 휴대폰의 신기능에 대한 주목도가 눈에 띄게 급감했다고 한다. 어쩌면 메이커와 통신 회사에 의한 계획적 진부화 전략이 슬슬 벽에 부딪히고 있는 건 아닐까.

며칠 전에는 세계최대 자동차 메이커였던 GM이 미 연방 파산법 11조에 의해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시대에 맞지 않는 기업전략과 세계적 불황이 겹친 것이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그러나 GM은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정기적으로 내 놓으면서, 기존에 판매하던 차를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 즉, 계획적 진부화 전략을 최초로 시작했던 기업이다. 이는 대량소비시대에 가장 적합한 제품 전략이라고 일컬어지면서, 일본 메이커도 열심히 따라했던 수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이젠 슬슬 끝날 때가 된 건 아닐까?

내 손에 있는 아이폰 3G는 새로 발표된 아이폰 3GS보다 뒤떨어진다. 어쨌건 발표에 따르면 거의 2배 정도 속도 차가 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미 1년 전에 발표된 아이폰 3G는 낡아빠진 구닥다리 폰일까? 그렇진 않다.

아직 아이폰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진 모르겠지만 - 나 개인적으로는 “S”자가 붙지 않은 아이폰 3G를 구식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이폰은 어디까지나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는 플랫폼에 불과하며, 실제 모든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앱스토어를 무대로 갖가지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낡은(!) 아이폰 3G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폰 3GS은 카메라 유닛이 변경되고, 내장된 LSI도 최신의 것으로 교체되고, 새로운 자기 센서도 추가되었다. 그러나 외관은 변경되지 않았다. 유저 인터페이스의 요소도 변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외관이나 인터페이스도 바뀔 게 분명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척하기 위한 도구로써 플랫폼에 통합되는 것이지, 일시적인 기능을 실현시키기 위한 홀림수는 아닐 것이다.

 - 계획적 수명 연장 시대

아이폰 3G가 일본에 발매됐을 때, 필자는 “1년에 한 번 정도, 애플은 새로운 하드웨어 발표와 동시에 아이폰 OS를 업데이트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 OS가 적어도 2세대분의 하드웨어를 지원하게 될 것이다”라고 쓴 적이 있다.

이것은 아이폰이 여러 나라에서 이동통신사와의 2년 계약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로 예측한 것이었다. 구입후 2년이 지나 이통사와의 계약이 풀리면, 그 시점에서 새로 나온 하드웨어를 구입해서 신기능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이 정도라면 사용자도 별 불만을 갖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아이폰 소프트웨어 3.0은 2세대 전의 초대 아이폰을 포함해 총 3세대의 하드웨어에서 작동하며, 사용자에겐 무상으로 업데이트가 제공된다. 다음 버전 OS에서도 초대 아이폰이 지원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3세대 분의 동작은 보증해 줄 것이다.

즉, 하드웨어를 기능면에서 진부화시키지 않는 대신, 순수하게 하드웨어 플랫폼의 성능 차이만으로 사용자 스스로 새 제품을 구입하는 타이밍을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부 하드웨어의 제한에 의한 기능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동일한 최신 기능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이처럼 “진화하는 휴대폰”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소비자도 바보는 아니다. 휴대폰을 새로 살 때 “(억지로)사게 되는” 측면이 있다는 걸 희미하게나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신제품을 구입해 왔다. 그런 와중에 “하드웨어의 계획된 수명 연장”를 축으로 하는 아이폰의 제품전략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건 아이폰뿐만이 아니라 맥북, 맥북 프로, 맥북 에어, 맥 프로, 아이맥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여지는 전략이다. 잡스가 돌아온 뒤 10여년간, 그가 제품 계획을 컨트롤하게 된 이후로 애플의 제품 디자인이나 유저 인터페이스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 대신, OS와 소프트웨어를 움직이는 플랫폼으로써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제품을 출시해 왔다. 특히 요즘 와선 그런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를 테면 유니바디를 채용하지 않은 전세대의 맥북 프로를 돌이켜 봤을 때 낡은 하드웨어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어쨌건 그 디자인은 인텔 프로세서를 채용하기 이전의 Powerbook G4시대부터 계승된 것이다. 낡고 진부한 하드웨어라고 생각해도 당연하지만, 실제로는 지금 다시 봐도 신선한 데가 있는 디자인이다.

물건으로써의 소유감과 기능성, 질리지 않는 디자인 등에 충분한 비용을 들이는 대신, 하드웨어 플랫폼으로써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적 수명 연장 전략은 맥에 있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행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 업계의 마이너리티 맥 OS 머신” 이라는 숙명이 낳은 제품 전략이었다. 그런데 이게 서서히 현재 시장환경에 들어맞는 상황이 온 것이다.

 - 이제부터 뭘 할 수 있을까?

전부라고 말 할 순 없지만, 대다수의 일본제 PC는 계획적인 진부화 전략에 매몰된 제품들이다. 필자는 여러 해 전부터 대형 PC 업체의 간부를 만나 얘기할 때마다 “단기적인 마이너 체인지에서 별 필요도 없는 디자인 변경이나 플랫폼 변경을 반복하는 건 낭비 아니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때마다 “스펙을 높이는 동시에 디자인까지 함께 바꿔 주지 않으면, 소비자는 신제품으로 봐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젠 슬슬 생각을 바꿔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은 대불황의 시대다. 물건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넷북이 신규 유저를 개척하고 있다곤 하지만 넷북으로 만족하는 사람에게 풀 기능을 탑재한 PC를 팔아 넘긴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계획적 진부화 따위 전략에 매달리고 있다간, 앞으로의 세상에서 PC의 존재감은 점점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계획적 수명 연장은 OS나 서비스의 기반을 갖지 않은 순수한 PC메이커가 채용하기 어려운 수법이란 의견도 많지만, 제대로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해서 수명 연장을 달성한 메이커도 있다. 이를테면 파나소닉의 Let’snote가 그렇다.

Let’snoste는 컨셉이 제대로 잡힌 하드웨어 플랫폼을 여러 개 만들어, 그걸 마이너 체인지 하는 방식을 쓴다. 마이너 체인지를 하더라도 금방 구닥다리가 되지 않는 만듦새란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레노보의 씽크패드 시리즈 역시 IBM 시대부터 같은 수법을 써 왔다.

NEC나 후지쯔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가진 메이커가 모든 분야에 걸쳐 이런 수법을 쓰긴 어렵다. 하지만 한정된 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프리미엄 급 제품 라인을 건설하는 건 충분히 도전할 만 하다.

“저건 애플이니까 가능한 거지. 우린 입장이 달라” 라고 말하는 건 간단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뭘 할 수 있을까? 뭘 바꿔야 하는가? 그런 걸 생각하지 않다가는 GM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다.

시장환경의 변화를 보면서 그저 주저앉아 흘러가길 기다리고만 있어 봐야, 과거에 저축해둔 돈을 까먹기만 할 뿐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필요한 건 과감한 전략 변경이 아니다. 아주 조금씩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제품의 방향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걸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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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5 15:49 2010/02/05 15:49
잡스가 비공식석상에서 어도비 플래쉬를 아이폰/아이패드의 사파리에 탑재할 뜻이 없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플래쉬가 HTML5로 대체될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플래쉬는 영원할 거라 믿는 사람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여기저기서 격렬한 논쟁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논쟁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쪽이 옳을지는 오직 시간만이 증명할 것이다.

그런데 이미 2008년 9월, 일본의 웹 사용성 지원 사이트 http://website-usability.info/  의 운영자 kaz 씨가 ThknkIT에 [플래쉬는 어째서 미움받는가?(원문 링크)]라는 컬럼을 올린 바 있다. 꽤 흥미로운 컬럼이라서 당시에 재빨리 번역해 사내에서 공유해 봤었다.
플래쉬의 존속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지금, 한 번 눈여겨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 당시 번역한 글을 여기서도 공개하도록 하겠다. 부디 번역의 퀄리티에 대해선 딴지 걸지 마시길.

<<Flash는 어째서 미움받는가?>> - 번역

엔드유저의 인터넷 접속환경이 고속화된 현재, 동영상이나 사운드 요소를 포함한 웹 콘텐츠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플랫폼 의존적이지 않으면서, 플레이어 보급율도 높은 Flash는 (웹 콘텐츠 열람을 위해) 스탠다드한 수단으로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어도비 사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서의 Flash 플레이어 보급율은 99%가까이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Flash는 폭넓게,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되고 있지만, 사용성(Usability)란 관점에서 다시 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에 앞서 먼저 “사용성(Usability)라는 건 뭐냐”는 것부터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용성]이란 단어의 의미를 “(대다수 사용자들이) 쓰기 쉬운 것”이라고 오해하곤 한다. 그런데 사용성, 즉 usability란 단어는 Use + able(명사형) 으로 이뤄진 단어다. 즉 웹 사용성은, “접근하고자 하는 웹 사이트가 실제로 쓸만한 거냐?”라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ISO9241-11이란 국제규격에선 사용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Extent to which a product can be used by specified users to achieve specified goals with effectiveness, efficiency and satisfaction in a specified context of use(특정한 이용상황에서, 어떤 제품을 특정한 사용자가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용할 때, 유효성, 효율성, 만족도의 정도)라는 것이다.
즉, 사용성을 평가할 때에는 “특정”한 사용자, “특정”한 목표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대다수 유저들이) 쓰기 쉬운 것”이 되도록 개선하면 OK – 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쓰기 쉬운 것(Easy to use)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사용성이란 개념의 전부를 포괄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사용성의 향상이나 달성 정도에 관해서 논의할 때에는 “(그 웹사이트에서 타겟으로 하고 있는) 사용자가 문제 없이 사이트에 접근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지”를 평가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통해서 뭔가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웹 사이트 자체는 어디까지나 “수단”에 불과하다. 이것을 또 한 번 강조해 두고 싶은 이유는, Flash 제작자들은 때때로 “멋지고 아름다운” Flash 어플리케이션을 “작품으로써” 만드는 일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목적(정보를 얻고, 서비스를 받고, 물건을 사는 등)을 부드럽게 달성하는 게 최우선사항이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Flash 어플리케이션이건 뭐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플래쉬 제작자들에겐 좀 충격적일지도 모를 사실인데 - 필자 자신이 여태까지 관련되어 왔던 수많은 사용성 개선 프로젝트 중에서 실시한 유저 테스트로 얻은 [사용자 행동 사례]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Flash “이기 때문에” 좋았다, 만족했다는 사용자는 한없이 제로에 가까웠다. 물론 Flash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는 사용자 경험을 높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단순히 Flash를 썼다는 이유만으로는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리고, Flash “이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혐오감을 느끼고, 곧 건너뛰기(Skip) 버튼을 누르는 유저는 뜻밖에도 매우 많았다. 건너뛰기를 위한 클릭 버튼이 보이지 않는 경우, 사용자들은 짜증을 냈다.
(보충설명을 해 두지만, 사용자 테스트는 사용성 평가 수법의 하나다. 사용자에게 평가 대상이 되는 웹사이트를 쓰게 하고, 그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통해 얻은 체험이 유의미했는지(잘 됐다, 재미있었다, 열중했다 등등)을 평가하는 가치기준이다.)

상기와 같은 사용자 행동 사례가 있는 한편, 웹 사이트를 새로 만들 거나 리뉴얼할 때 웹사이트 운영자(클라이언트)가 웹에이전시로부터 샘플을 받을 때에는 Flash를 쓴 웹 디자인 쪽이 높은 평가를 받는 케이스가 자주 있다.
일을 의뢰하는 기업 입장에선 플래쉬를 쓴 웹사이트 쪽이 멋지고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런 평가를 내리는 경영자들에게는 “웹사이트를 마케팅 툴로 보는 안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위에서 거론한 사용자 행동과의 갭이 크게 벌어지게 된다. 덕분에 큰 돈을 들여 Flash로 멋진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도 사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게 되는 케이스가 끊이질 않는다.
지금까진 이런 클라이언트 기업측의 “무지함”를 이용해서 일을 수주받아온 Flash 제작자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는 여기서 프로페셔널한 제작자들에게 “웹사이트란 것은 최종적으로 누굴 위한 것인가”라고 묻고 싶다. 웹사이트가 사용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당연히 유저(클라이언트 기업에게 있어선 손님)의 편의성을 제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빠르건 늦건 – 언젠가는 웹사이트의 비용대비 효과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될 때가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클라이언트 기업측의 의식도 변하게 될 것이다. 여태껏 팔짱만 낀 채 클라이언트 기업의 “무지함”을 이용해 먹던 Flash 제작자들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실제 Flash가 유저에게 미움받는 사례를 5가지 소개한다. 이것들이 “미움받는 이유”는 전부 사용자 자신의 목적달성에 크건 적건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즉, 사용성이 손상받기 때문이다.

첫째는 “무의미한 스플래쉬 페이지”다. 예를 들어 언어 선택이나 제품 선택 등의 선택 페이지만 있으면 충분할 것을, 일부러 1페이지 독립된 스플래쉬 페이지를 만들어 넣는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스텝을 강요하게 될 뿐이다.
둘째는 “클릭 후 피드백에 쓸데없이 시간이 걸리는 것(Now Loading을 포함하여))이다”. 일부러 사용자를 안달나게 하려고 이런 효과를 연출하는 경우도 있는데, 웹사이트는 TV하곤 달라서 사용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효과는 사용자를 안달나게 하긴커녕 짜증만 나게 만든다.
셋째는 “텍스트가 TV 광고처럼 조금씩 나타나는 연출”이다. 웹사이트에서, 사용자는 텍스트를 빠르게 읽으며 자신이 찾는 “키워드”에 부합되는지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런 연출은 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그 텍스트가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메시지일 경우, 기껏 기다리고 있던 사용자에게 최악의 인상을 심어줄 뿐이다.
네번째는 “마우스의 의도치않은 이동으로 어떤 장소에 우연히 마우스오버를 하면 사용자가 예기치못했던 행동을 일으켜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우스를 움직였더니 멋대로 메뉴가 열린다거나 해서, 사용자가 보려고 했던 부분을 감춰버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섯번째는, “사용자의 관습을 무시한, 지나치게 참신한 유저 인터페이스”다. 예를 들어 클릭하지 않고 마우스오버를 하는 것만으로 콘텐츠 내용이 바뀐다거나, 또는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건 대부분 사용자들에게 있어선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반응인 것이다. 따라서 깜짝 놀라는 동시에 상황파악을 할 때까지 잠시 동안 패닉 상태에 빠지곤 한다.

웹 사용성의 제 1인자, 야콥 닐센 씨는 2000년에 발표한 컬럼에서 “플래쉬는 99%유해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면 99%는 역시 너무 지나친 숫자라고 생각되지만, 위에서 거론한 사용자에의 배려를 무시한 제작자(운영자)의 자기만족이 아직도 많은 Flash 어플리케이션에 존재하고 있다. 덕분에 이렇게 사용자와의 사이에 많은 갭이 생겨나고 말았다. Flash 제작자와 사이트는 운영자는 이러한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음 연재분 예고는 생략. 이후 연재분에선 이렇게저렇게 해서 플래쉬의 특성을 살리고 어찌저찌 해서 높은 사용성을 얻을 수 있다는 컬럼이 이어지지만, 거기까지 번역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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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3 16:29 2010/02/03 16:29